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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랩을 쓰면 악력이 약해진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회원님들을 지도하다 보면 오히려 반대 상황을 더 자주 마주칩니다. 스트랩 없이 버티다가 손이 먼저 풀려서, 정작 훈련해야 할 근육은 한 번도 제대로 자극받지 못하는 경우 말입니다.
손이 먼저 풀리는 이유, 라쏘형 스트랩이 답인가
등 운동이나 데드리프트를 할 때 "등에 힘이 안 들어오고 전완근만 아프다"는 말을 트레이너 일을 하면서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이건 자세 문제이기 전에, 그립 피로(Grip Fatigue)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립 피로란 목표 근육이 아직 충분히 자극받지 못한 상태에서 손아귀 힘이 먼저 고갈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등이나 햄스트링 같은 큰 근육을 제대로 단련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이럴 때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가 라쏘형(Lasso Type) 스트랩입니다. 라쏘형이란 한쪽 끝에 작은 고리가 달려 있고, 나머지 끈을 그 고리에 통과시켜 손목에 맞는 크기의 루프를 만든 뒤 바벨이나 덤벨에 감아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구조가 단순하고 범용성이 넓어서 데드리프트, 바벨로우, 랫풀다운, 슈러그 등 거의 모든 당기는 동작에 쓸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길이 18인치짜리 제품이 세팅 속도나 손 안에서 느껴지는 부피 면에서 훨씬 편했습니다. 20~24인치짜리는 보안성은 더 높지만, 감는 과정이 복잡하고 손 안에 끈이 뭉쳐서 처음 쓰는 분들에게는 오히려 불편할 수 있습니다. 입문자라면 18인치 전후의 짧은 라쏘형부터 시작해서 사용 감각을 익히는 게 좋다고 봅니다.
스트랩 사용 여부를 두고 "쓰면 안 된다"는 의견도 있고 "무조건 써야 한다"는 쪽도 있는데, 저는 둘 다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준비 세트나 가벼운 무게 세트는 맨손으로 해서 악력도 함께 단련하고, 고반복 또는 고중량 본세트에서 스트랩을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소재에 따라 느낌이 이렇게 다릅니다
스트랩 소재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누면 면(Cotton), 나일론(Nylon), 가죽(Leather)입니다. 각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소재가 무조건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면 소재는 피부 친화성이 가장 좋고 땀 흡수력도 탁월합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면이면 금방 닳겠지' 싶었는데, 네오프렌(Neoprene) 안감이 덧대어진 제품은 손목 쪽 자극이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여기서 네오프렌이란 잠수복에도 쓰이는 합성 고무 소재로, 쿠션감과 내수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 손목 안쪽에 댔을 때 마찰과 압박을 완화해 줍니다. 땀이 많은 분이나 피부가 예민한 분께 면+네오프렌 조합을 가장 먼저 추천합니다.
나일론은 내구성이 가장 강합니다. 실제로 파워리프팅이나 스트롱맨(Strongman) 종목에서 수십 년째 쓰이는 소재인데, 섬유 자체가 치밀하게 짜여 있어 고중량에서 늘어나거나 끊어지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다만 나일론은 흡습성이 낮아서 땀이 많은 환경에서는 미끄러울 수 있고, 면 소재보다 손목에 거칠게 닿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점은 제 경험상 초반 몇 세션은 꽤 신경 쓰이는 부분입니다.
가죽 소재는 제가 직접 써봤는데, 초반에는 꽤 뻣뻣해서 적응 시간이 필요합니다. 브레이크인 기간(Break-in Period), 즉 소재가 몸에 맞게 형태가 잡히기까지의 기간이 다른 소재보다 훨씬 깁니다. 그 이후로는 손목에 자연스럽게 감기는 느낌이 좋긴 한데, 가격이 높고 땀 처리가 잘 안 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가죽을 굳이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없다면, 대부분의 회원님들께는 권하지 않는 편입니다.

피규어8 스트랩, 고중량에서 진짜 유리할까
피규어8 스트랩(Figure 8 Strap)은 이름 그대로 8자 모양의 두 고리를 손목과 바벨에 각각 걸어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라쏘형처럼 감아야 하는 동작이 없어서 세팅이 빠르고, 고정력이 라쏘형보다 훨씬 강합니다. 국내외 스트롱맨 대회에서 선수들이 400킬로그램 이상의 데드리프트를 할 때도 이 타입을 쓰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실제로 써보면 손과 바벨 사이에 스트랩이 끼지 않아서 바벨 너링(Knurling), 즉 바벨 표면의 마찰 요철 패턴을 손으로 직접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점이 라쏘형과 가장 다른 감각입니다. 바벨과 손의 직접 접촉이 유지되면서도 고정력은 극대화된다는 점에서 고중량 데드리프트 위주로 훈련하는 분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다만 빠른 바 릴리스(Bar Release), 즉 갑자기 바벨을 놓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피규어8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습니다. 스트랩이 손목에 강하게 고정되어 있어 올림픽 리프팅처럼 바를 빠르게 놓아야 하는 동작에는 전혀 맞지 않습니다. 또 크기가 맞지 않으면 세팅 자체가 불편해지기 때문에, 사이즈 선택 시 손목 둘레를 정확히 재서 두 사이즈 사이라면 한 단계 작은 것을 고르는 게 맞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보기에 피규어8은 일반 헬스 회원보다는 데드리프트 전문적으로 하거나 스트롱맨식 운동을 자주 하는 분들에게 맞는 도구입니다. 등 운동이나 케이블 운동 위주라면 라쏘형이 훨씬 범용적입니다.
스트랩을 선택하는 실질적인 기준
스트랩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가격이나 브랜드가 아니라 본인의 훈련 목적입니다. 저는 회원님들께 제품을 추천할 때 늘 이 기준을 먼저 묻습니다.
운동 목적과 수준에 따른 스트랩 선택 기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헬스 입문자, 40~50대 일반 회원: 18인치 전후 면 소재 라쏘형, 네오프렌 안감 있는 제품
- 중급자 이상, 고중량 데드리프트 집중 훈련: 나일론 라쏘형 또는 피규어8 스트랩
- 보디빌딩식 케이블 운동, 랫풀다운 위주: 훅형(Hook Type) 또는 플랩형 그립
- 손목 통증이 있거나 피부가 예민한 경우: 네오프렌 안감이 충분한 면 소재 라쏘형 우선
리프팅 스트랩의 효과는 연구로도 확인된 바 있습니다. 스트랩 착용 시 최대 근력, 수행 속도, 발휘 힘이 모두 향상된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출처: PubMed - Journal of Strength and Conditioning Research). 또한 스트랩과 웨이트 벨트를 함께 사용하면 데드리프트의 운동학적 수행 능력과 주관적 피로도(RPE, Rating of Perceived Exertion)가 개선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여기서 RPE란 운동 중 본인이 느끼는 주관적인 힘듦의 정도를 1~10점 척도로 표현한 지표를 말합니다(출처: National Strength and Conditioning Association).
스트랩은 도구일 뿐, 기초 기술을 대신해 주지는 않습니다. 힙 힌지(Hip Hinge), 즉 고관절을 축으로 상체를 굽히는 데드리프트의 기본 동작이 무너진 상태에서 스트랩으로 무게만 올리면 허리와 어깨에 부담이 커집니다. 스트랩을 쓰기 전에 먼저 기본 자세, 견갑 안정성, 코어 긴장 패턴이 잡혀 있어야 한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결국 좋은 스트랩이란 가장 비싼 제품이 아니라, 본인의 훈련 방식과 신체 조건에 맞는 제품입니다. 입문자라면 1만 원대 면 소재 라쏘형으로 충분하고, 고중량을 자주 다루는 분이라면 내구성이 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스트랩 사용법이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가벼운 무게로 세팅 방향과 감는 방식부터 충분히 연습하는 것이 부상을 막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트레이너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재활 조언이 아닙니다. 손목 통증이나 부상이 있는 경우 반드시 전문가 상담을 먼저 받으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garagegymlab.com/best-lifting-straps/